설득의 힘은 강요보다 더 크다
홍콩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4명에 그치는 데 반해
뉴욕에서는 무려 2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99% 의 홍콩 시민들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고작 33%의 사람들만이 밖을 나갈 때 항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한다.
나머지 67% 중 절반은 마스크조차 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마스크 착용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손 씻기, 기타 예방 행동을 대체할 수 없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 슈퍼마켓 또는 공공장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할 수가 없는데,
이때 우리의 입을 싹 가려주는 마스크가 사람 간의 감염을 예방해준다. 그렇기에 마스크 착용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길을 걷다 보면
마스크를 시원하게 벗어던진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 이 사람들을 붙잡고 마스크 좀 쓰라고 윽박을 질러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할까.
아니면 싱가포르처럼 몽둥이를 들고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을 지구 저 끝까지 쫓아가며 겁을 주어야 할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위한 강제 제재?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법을 제정하여 법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모조리 형벌을 받게 하는 게
사실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관련 법을 제정한다는 것은 돈도 많이 들뿐만 아니라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고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기에 완벽한 해결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다른 보완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이것이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완벽에 가까운 해결법이다.
그리고 이 해결법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어디서 구매하는가? 인터넷으로 쇼핑할 수도 있고 약국에서 살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만들어서 쓸 수도 있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 모두가 편하게 거저 얻는 방법은 아니다. 마스크를 구매하는 행위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Adrian Cheng이라는 홍콩에서 사는 작자는 자신이 가진 부동산 중에
빈 땅 하나를 골라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스크는 국가 내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모든 국가가 이런 착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를 하나씩 두고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머지 않아서 홍콩 정부는 또 모든 가정이 재사용 가능한 마스크를 무료로 배달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말 그대로 홍콩에서 마스크는 아주 대중적인 물건이 된 셈이다.
이러한 개인과 정부의 노력이 모여서
홍콩 시민들에게는 '마스크를 얻는 행위'란 크게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는,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마스크 착용률이 가-장 저조한 미국으로 돌아가 보자.
미국인에게도 마스크가 대중적이고 싸다면 마스크를 '노력'없이 얻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미국인들이 마스크 착용에 대해 우호적일 것이다.
잘못된 정보의 보도가 미국인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방해했다.
마 전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 (CDC)와 외과의는 미국 사람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연설을 했다. 그리고 이 연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 180도 뒤바뀌게 되었다. 이제 CDC는 모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핏대 세워 강조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한번 전파된 잘못된 정보를 믿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 본인이 믿은 정보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을 인정하기 싫어하기에 좀처럼 초반에 가진 신념을 꺾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와 오래된 뉴스가 계속해서 소셜 미디어의 메아리에 넘쳐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심리학을 곁들인 해결방법 1
여기서 심리학이 작용하게 된다.
정말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서 새로운 모든 정보를 거부하고 자신의 믿음을 (설령 그것이 아주 엉터리일지라도) 굳게 지켜 나간다. 이러한 경우 위선자처럼 보이지 않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근거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믿음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처음 코로나가 전파되고 어떠한 뚜렷한 증상도 없을 때는
당연히 그 누구도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 수 없었을 거라는 점을 정부 측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에는 마스크 착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과학적인 증거들이 나오고 있더라,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심리학을 곁들인 해결방법 2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위한 두번째 '심리학을 곁들인 해결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적 규범을 따르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두번째 해결방법에서는 바로 이 점을 활용해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을 유도해본다. 우리는 흔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을 때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관찰하고 행동을 그대로 베끼곤 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만약 지금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면 나 역시도 마스크를 끼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따라서 똑같이 마스크를 끼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 (거의 99.99%)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최신 뉴스를 발 빠르게 접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예를 들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이제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놓쳤다 해도) 주변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끼고 있다면 나 역시 그들이 벗어던지기 전까지 똑같이 착용하고 다녔을 거다.
홍콩에서는 이미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잡았기에 그렇다고 치자. 미국처럼 대다수 시민들이 홍콩의 사회 규범과 정확히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마스크 착용을 새로운 사회적 규범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는데
사회적 규범을 지키도록 장려하기 위해서 오히려 규범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에 자꾸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 아주 흔하고 빈번한 문제라고 (그래서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할수록 역으로 쓰레기 배출량을 늘릴 것이다. 왜냐하면 쓰레기 문제가 아주 표준적이라는 인식을 오히려 강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보도국들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것이 흔한 문제라는 것을 반복해 짚는 대신에 마스크 착용이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점을 오히려 강조해야 한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다들 낀다는데 너는 안 껴? 왜 너는 다르게 굴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마치 중학교 때 모두가 '카*' 점퍼를 입고 있는데 나만 다른 옷을 입고 있다면 홀로 동 떨어진 느낌을 받는 것처럼)
사회적 규범은 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롤 모델들로부터 확립되기도 한다.
유명한 운동선수나 연예인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방식으로 그들의 몫을 해낼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초반에 현명히 대처했던 홍콩의 지혜가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위의 두 가지 심리학을 곁들인 해결방법을 실천해보기에 늦은 시점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조만간 우리 모두 마스크 착용이 우리 모두의 삶을 구하는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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